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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다쳐서 주말내내 몸을 꼼짝 할 수 없었다. 덕분에 집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를 관람하였다.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는 일본 베스트 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제목만 보고 고어물을 기대했다면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췌장을 먹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원작 소설의 도입 문장은 여주의 죽음을 드러내는 암울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원작 소설과 달리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밝다. 여행 충동을 일으키는 일본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들과 귀여운 여주의 발랄한 연기까지 더해져서 보는 내내 눈이 즐겁다.

 

 

 

줄거리 구조는 단순하다. 우리 귀여운 여주가 췌장이 썩어 삶이 얼마남지 않은 사실을 우연히 같은 반 학우인 얌전한 남주가 알게 된다. 이후, 둘이 이 비밀을 공유하며 조금은 슬픈 썸을 타는 내용이다. 여주의 적극적인 대쉬(?)로 둘은 하룻밤의 여행을 함께 한다. 여행을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가 생각하는 관계와 삶에 대한 시각을 공유한다.

 

영화를 보며 여주의 귀여운 연기도 인상 깊었지만, 그녀의 행동과 대사들이 여러번 울림을 주었다. 둘은 여행중 한 명소에서 소원을 비는데  여주는 '내 병이 낫게 해주세요.'가 아닌, '내가 죽은 후에 남은 사람들은 건강하게 해주세요.' 라고 소원을 빈다.

 

 

 

이뿐만 아니라, 라면을 찾는 여주에게 남주가 생각이 썩었다고 놀리자 '썩은건 내 췌장이다.' 라고 자기만 칠 수 있는 드립을 치며 자신의 죽음을 성숙하게 받아들이고 행동한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듯 여주도 살고 싶어 한다. 더 살고 싶어서 혼자 울기도 하고, 살면서 하고 싶은것 들을 리스트로 정리하여 솔직하고, 망설임 없이 행동한다.

 

 

 

영화의 후반부에 남주가 여주에게 '너에게 사는게 어떤 의미냐?' 라고 물어본다. 여주는 망설임 없이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대답한다.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둘의 대화와 행동을 통해 삶의 의미와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누구에게나 무겁지만 꼭, 생각해 보아야 할 주제를 이쁜 주인공들의 벚꽃같은 썸(?)으로 그려낸 영화이다. 유튜브를 통해 2500원이면 볼 수 있으니, 더운 날 잠 안올때 보기를 추천한다.

 

 

<본 글에 등장하는 이미지의 저작권은 덱스터에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59830